yuu.kr

JOIN | ID/PASS



-- Today Visit --

 

자유게시판 작성일 : 18-04-15 20:15

"손님이 준 5만원권 위조지폐,
 글쓴이 : 我詩我
조회 : 419   추천 : 0  
 

"손님이 준 5만원권 위조지폐, 보상받을 길 없네요"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 = 지난 2013년 6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구멍가게에서 5천 원짜리로 500원짜리 껌 한 통을 산 김모(48)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과 금융당국이 8년 동안 쫓았던 일련번호 '77246' 지폐를 만든 장본인이었다.

 

김씨는 5천 원짜리 지폐 2억5천만 원 어치를 대량 위조해 생활비로 썼다. 그가 만든 위조지폐는 홀로그램은 물론 뒷면에 비치는 율곡 이이 선생의 그림자 효과까지 구현돼 일반인의 눈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웠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김씨는 같은 해 1월에도 범행을 저질렀던 구멍가게를 다시 찾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주인 할머니가 은행에서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지폐 일련번호를 적어뒀다가 비슷한 남성이 동일한 지폐로 물건을 사자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하지만 김씨의 돈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다. 그가 검거된 지 5년이 흘렀지만, 지난해에만 해당 위조지폐 307장이 발견됐다. 2004년부터 발견된 장수만 해도 총 5만여 장에 달한다. 피해를 본 사람도 상당수다. 위조지폐 유통, 매년 논란이 되는 문제이지만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위조지폐 1천609장 발견…1만 원권 비율 대폭 늘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중 위조지폐 발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기관 또는 개인이 발견해 한국은행에 신고한 위조지폐는 총 1천609장으로 전년 대비 231장(1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2012년 8천628장에서 대폭 줄어들어 이후 4년간 하락세였으나 지난해 소폭 늘었다. 지난해 위조지폐 발견 장수가 증가한 것은 특정 기번호(JC7984541D)의 만 원권 위조지폐 585장이 대거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이 기번호가 적힌 위조지폐는 2016년 6월 처음으로 발견된 뒤 지난해까지 총 962장이 수거됐다. 위조범은 지난해 9월 경찰에 붙잡혔으나 유통 중인 남은 위폐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발견된 위조지폐 가운데 만 원권이 1천196장(74.3%)으로 가장 많았다. 5천 원권은 322장(20%), 5만 원권은 77장(4.8%), 1천 원권은 14장(0.9%) 순으로 많이 발견됐다.

 

위조지폐를 가장 많이 발견한 곳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으로 전체 장수의 98%(1천569장)를 차지했다. 개인이 발견한 위조지폐는 2%(40장)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견된 위조지폐가 924장으로 전체의 78.8%를 차지했다.

 

◇범행 대상은 주로 '고령자'…피해보상은 못 받아

 

 올해에도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유통하다 적발된 경우가 반복됐다. 지난 11일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16개 편의점을 돌며 5천 원권 위조지폐 21장을 사용한 이모(33)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의 집에서는 컬러복합기와 위조지폐 149장(73만5천 원)이 발견됐다.

 

지난 2월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분주한 전통시장에서 5만 원권 위조지폐 14장을 사용한 최모(50)씨가 검거됐다.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잡곡과 과일 등을 산 최씨는 5만 원권 위조지폐로 상품을 사고, 45만 원의 거스름돈을 받아 가로챘다.

 

위조지폐 피해는 주로 현금 거래가 많이 이용되는 전통시장이나 재래시장에서 발생한다. 또 편의점, 슈퍼마켓, 철물점, 택시에서도 위조지폐를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금융권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타깃이 되는 경우는 고령자다.

 

위조지폐는 이를 받은 사람에게 직접 피해가 돌아간다. 현장에서 범인을 잡아 돈을 돌려받지 않는 이상, 차후에 위조지폐인 것을 알 경우 이를 보상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발행한 진짜 지폐가 손상됐을 경우에는 일정한 피해보상 의무가 있지만, 위폐에는 그런 의무가 없다.

 

위조지폐감별전문 배원준 신한은행 차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위조지폐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유는 위폐를 직접 만들어 은행에 보상을 요구하는 등 악용될 소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알고도 사용한다면 형법 제210조에 따라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원의 처벌을 받는다. 다만 위조지폐범을 잡는 데 기여한 사람에게는 한국은행 총재 명의의 표창장과 함께 포상금 50만 원이 지급된다고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김태형 팀장은 말했다.

 

◇위조지폐 피해 커도 '솜방망이 처벌'

 

이처럼 위조지폐로 인한 일반시민들의 피해가 큰 만큼 위조지폐범을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270조에 따르면 화폐를 제조하거나 화폐를 변조할 시 무기징역 또는 2년 이상 징역의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정호 대검 과학수사부 서기관(과학수사학 박사)은 '우리나라 위조범죄의 특징과 대응방안' 논문에서 "통화위조죄로 접수돼 처분되는 인원은 많지만, 실제로 통화위조죄로 기소되는 인원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검거되더라도 "호기심에 만들었다, 장난으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고, 위폐가 조악할 경우 사법기관에서도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다고 금융권 관계자는 말했다.

 

김 서기관은 "통화위조죄의 발생 건수 대비 기소 인원이 적은 이유에 대해 위조범 검거의 어려움, 위조화폐 제조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 통화위조범죄 접수 건수는 적지 않지만 실제로는 매우 조잡한 형태의 위조가 대부분이라 처벌 필요성이 적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원준 신한은행 차장은 "미국, 중국은 범죄조직이 대규모로 위조지폐를 만들어 시장에 유통하는 반면, 한국은 개인이 만드는 '생활형 범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위조지폐는 진짜와 유사할수록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데, 가짜라고 단번에 알 정도로 어설플수록 처벌 수위가 낮다"고 설명했다.

 

배 차장은 "미국에서는 위조지폐를 만들면 무기징역에 처하는 것이 원칙이다. 중국은 '사형'까지 할 정도로 엄벌하는 경우가 있고, 국민 자체가 현금을 받으면 위폐인지 꼼꼼히 감별한다"며 "우리나라도 현금을 받았을 때 자세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데 간단한 구분방법은 지폐를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다면 진폐, 없다면 위폐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포그래픽=이한나 인턴기자


 
<< 이전글   다음글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