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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작성일 : 18-05-12 12:57

동네 욕먹이는 불량 의원들…
 글쓴이 : 我詩我
조회 : 13   추천 : 0  
 

동네 욕먹이는 불량 의원들…파수꾼 1명이 ‘풀뿌리’ 살린다

 

 

ㆍ기초의회 ‘천태만상’

 

지난해 3월 광명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7대 광명시의회에서는 시의원들의 뇌물, 도박, 횡령, 성희롱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기초의원 자질 논란이 일었다. 광명시의회 홈페이지

 

지난해 3월 광명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7대 광명시의회에서는 시의원들의 뇌물, 도박, 횡령, 성희롱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기초의원 자질 논란이 일었다. 광명시의회 홈페이지

 

당리당략을 좇았던 의정활동이었으면 차라리 봐줄 만도 했다. 그러나 그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적도 무색했다. 그저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이합집산이 이어졌다.


서로를 비방하는 폭로전이 잇따랐고 추문과 비리가 난무했다. 풀뿌리민주주의, 생활정치, 정책경쟁, 협치…다 꿈같은 이야기였다.


“의회라고 보기는 힘들고 어떻게 보면 시정잡배들이 모여 있는 곳이죠. 주민들은 뒤로하고 오로지 개인의 입장에서 활동했어요.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기본 자질이 안된 사람들이 시의원을 하고 있다고 충분히 느낄 만했죠. 임기 후반에 가서야 몇몇 의원들이 그나마 정책활동을 하긴 했지만


이미 온갖 불미스러운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정책적 자질은 평가 대상도 못되죠.” 허정호 광명경실련 사무국장이 7대 광명시의회에 대한 씁쓸한 평가를 내렸다.

 

■총체적 일탈의 기초의회

 

7대 광명시의회는 시시때때로 나오는 ‘기초의회 폐지론’에 힘을 실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임기 내내 총체적 일탈을 보여줬다. 임기 시작부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 간에 의장직을 둘러싼 자리싸움이 벌어져 의회는 파행을 빚었다.

 

이후 갈등을 빚은 의원 일부는 탈당해 당적을 바꿨다. 정용연 전 의원은 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가 불거지자 사퇴했다. 정 전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은 또 다른 폭로의 장이었다. “제명을 당해도 도덕적으로 결백한 사람에게 당하면 할 말이 없는데, 동료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억울한 느낌이 든다.

 

나의 제명을 주도한 일부 의원들은 저보다 도박을 더 좋아한다.” 이병주 의원은 의장 선거를 앞두고 동료 시의원에게 골드바를 건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밖에 횡령, 성희롱·성매매 의혹 폭로 등 각종 추문이 이어졌다.

 

기초의원이 문제를 일으켜도 공당의 책임정치는 작동하지 않는다. 공천부터 문제 의원에 대한 징계, 사후 조치가 모두 미흡해 과연 각 정당이 풀뿌리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허정호 사무국장은 “공천할 때 정당이 후보자 자질이나 도덕성에 대해 평가하는지 회의적”이라며 “공천권을 쥐고 있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관계, 세력 같은 것만 보고 도덕성, 정치적인 능력에 대해 전혀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각 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심사를 하고 선거 때마다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고 홍보하지만, 현실은 지역위원장의 절대적 영향력과 지역 내 유착관계에 의해 공천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정당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죠.

 

시민단체에서 목소리를 내야 겨우 억지로 징계를 내리는 정도예요. 의혹이 있으면 당 차원에서 먼저 밝히고 강력하게 징계해야죠. 시의원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끝까지 버티는 경우가 있었는데 뒤에 누가 있으니까 그러지 않았을까요.”

 

광명경실련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에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엄격한 공천 기준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의견이 얼마나 받아들여졌는지는 회의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후보를 공천했다.

 

현역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면 의원직이 박탈된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기존 구의원들을 대체할 인물이 없어, 새롭게 공천하기 쉽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커버스토리]동네 욕먹이는 불량 의원들…파수꾼 1명이 ‘풀뿌리’ 살린다

 

[커버스토리]동네 욕먹이는 불량 의원들…파수꾼 1명이 ‘풀뿌리’ 살린다.

 

정당의 책임정치가 작동하지 않고 지역 내 이해관계와 관행에 기반한 공천이 주가 되다 보니 ‘물갈이’ 개혁공천을 해보려는 지역 당협위원장도 거센 저항에 부딪힌다. 서울 ㄱ지역구에 새로 임명된 한국당 ㄴ당협위원장은 자질에 문제가 있는 기초의원 후보들을 공천에서 배제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ㄴ위원장이 지역사무소를 열자마자 전직 시의원이 찾아와 자신이 매달 150만원씩 사무실 운영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돈을 줄 테니 공천을 달라는 암시였다. “그런 말 말라며 단칼에 거절하니까 그 후에 지역주민들에게 내가 돈자랑을 했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더라고요.”

 

지역주민을 비하해 모욕죄로 벌금형을 받고 내란선동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현역 구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협박과 각종 압력이 쏟아졌다. “자신의 조직을 데리고 탈당해 다른 당에서 출마하겠다고 하고 지역 고문단을 사무실로 몰려오게 해 압박을 하기도 하고. 새벽부터 온갖 저주를 담은 장문의 문자도 보내더라고요.

 

중앙당은 구의원에게까지는 관심 없어요. 그러니 그간 몇 명씩 돌아가며 몇 선씩 구의원을 해먹어 온 건데 거기에 제동을 거니 세게 저항하는 거죠. 그들과 유착하면 그것만큼 편한 건 없어요.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 바꾼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기초의회 본연의 역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고 개헌의 주요 방향 중 하나로 지방분권 강화가 거론되고 있음에도 ‘기초의회 폐지론’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럴 거면 예산 낭비해 가면서 자질도 없는 구의원을 왜 뽑냐는 회의다. 그러나 지자체의 예산과 지출 감시, 지자체장 견제, 조례를 통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 변화라는 기초의회 본연의 역할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김용석 서울시의원(민주당)은 도봉구에서 두 차례 기초의원으로 당선돼 일했다. 김 의원은 현재 광역의원으로 일하면서 기초의원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기초의원도 해봤고 현재 광역의원이고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 국회의원이 하는 역할도 봤어요. 광역의원만 해도 지역을 매일 다닐 수 없고 서울시 전체의 예산을 다루는 게 주요 업무이다 보니 1년에 200일 넘게 시의회로 출근해야 해요.

 

지역주민들과 소통도 어렵고 의견교환도 힘들죠. 지역현안을 민감하게 파악하지 못해요. 기초의원은 지역에서 계속 생활하고 지역에서 왔다갔다 하니까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그대로 접할 수가 있어요. 말 그대로 생활정치가 가능하죠.”

 

구의원들이 주민들의 고민에 귀기울이고 해법을 연구하고 해결하는 데 힘쓴다면 기초의원이 실질적으로 주민 생활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도봉구에서 기초의원으로 일할 때 구의회가 지역주민들과 힘을 모아 초안산 인근 골프연습장을 밀어내고 주민들을 위한 공원을 세운 경험을 말했다.

 

“초안산 주변에 처음에는 스포츠센터가 들어온다고 했고 그때는 지역주민들도 반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구청이 갑자기 용도를 변경해 골프연습장으로 허가를 내준 거예요. 거대한 철탑이 올라가고 삼림이 훼손됐어요. 구의원들이 구청에 맞서 머리띠 두르고 주민들과 같이 싸워 골프장 부지를 2012년 주민들의 공간으로 되돌릴 수 있었죠. 주민들이 거기서 산책하고 쉬는 거 보면 참 보람됩니다.”

 

지난 2월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6월13일에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알리기 위해 청사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걸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지난 2월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6월13일에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알리기 위해 청사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걸고 있다. 김영민 기자

 

이러한 변화는 구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기초의원 한 명만 있어도 가능하다. 구로구의회는 7대 의회 임기 첫해인 2014년 구의원의 개인사무실을 만드는 용도로 3억4000만원의 예산을 구청에 요구하고 이를 통과시키려 했다. 전체 16명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를 표명한 의원은 김희서 의원(정의당)이었다.

 

김 의원은 그해 11월20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구로구 한 중학교에서 700만원 예산이 부족해 아이들 학급의 책걸상을 바꾸다 7반까지 바꾸고 8반부터 10반까지는 못 바꾸고 있다. 또 다른 중학교에서는 돈이 없어 사물함 교체를 못하고 있다.

 

그 돈이면 곰팡이 피고 무너지기 직전인 경로당 10개는 수리할 수 있다. 의원 개인연구실 만드느라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이 못 돌아가면 이는 비상식적인 일이다”라고 호소했다. 의회에서 15 대 1의 싸움을 혼자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지만 지역주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기초의원의 특성을 살려 의정보고서를 만들어 거리로 나갔다.

 

많은 주민들이 이에 호응하고 의회를 압박해 의원연구실을 만드는 데 책정됐던 예산은 전액 삭감돼 교육복지로 쓰였다. 김 의원은 말했다.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면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거예요. 소수당이더라도 기초의회는 주민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주민의 눈을 대신하고 손발 역할을 하는 의원 한 명만 있어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민들도 이렇게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는 걸 알고 놀랐어요.”

 

‘지역의 법’인 조례 제정도 기초의원의 주요 역할이다. 조례를 통해 제도를 바꾸면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오래된 관행들도 바뀐다. 홍춘희 안양시의원(민주당)은 안양시 보조금 관리조례를 발의했다. 지연·혈연·학연 등 인맥으로 얽혀 이권을 주고받는 지역사회 내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지역의 많은 비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없이 연줄에 따른 행정 때문에 발생한다. “안양시에서 사회단체 등에 주는 보조금 예산이 9억원인데 그동안은 이를 쪼개서 주었어요. 조례를 발의해 평가시스템을 만들고 2~3년 기한을 둬 새로운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주지 않도록 했죠.

 

단체들 간에도 경쟁할 수 있도록요. 그 전에는 시장 측근이고, 의원과 친하다고 하면 줬는데 그렇게 못하도록 한 거죠. 공정하게 처리해도 그동안은 좌천 등 후폭풍의 두려움이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의회에서 규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예산을 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거죠.”

 

재선 의원인 홍 의원은 이번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선 의원들을 보면 이미 지역 내에서 관계가 많이 형성돼 있어요. 청탁을 받아도 모질게 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요. 3선 도전을 고민했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처럼 단호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로운 사람이 와서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어요.”

 

정당의 책임정치가 실종되면서 기초의원 자질 논란은 계속되지만, 기초의회가 제 역할을 할 때 주민들의 삶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기초의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건 유권자의 몫이 됐다. 허정호 사무국장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기초의원은 기초자치단체를 견제해요.

 

기초의원들은 누가 견제해야 할까요. 시민들이 하면 됩니다. 시민들이 기초의원을 견제하면 기초자치단체 행정도 바르게 되겠죠. 유권자들이 기초의원들에게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박송이 기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5120600005&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1&sat_menu=A070#csidxaf91dae7fa76106abc1807df312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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