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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 18-11-25 20:07

"로또 맞은것 같다"는 어르신들
 글쓴이 : 我詩我
조회 : 6   추천 : 0  
 

공공실버주택 가보니 "로또 맞은것 같다"는 어르신들

 

노인 '맞춤형' 시설과 복지로 만족도 높아

복지부, 커뮤니티케어 기본계획 발표

2022년까지 케어안심주택 4만가구 확충

방문진료 서비스 내년 시범실시 뒤 확대

커뮤니티케어 전문인력 5년간 15만명 확보

 

커뮤니티케어의 핵심 공공실버아파트

 

송옥자 할머니가 지난 15일 자신이 사는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공공실버아파트에서 세면대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로또 맞은 것 같아요.”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35단지 3503동 아파트에서 만난 황순서 할머니(87)는 이렇게 말했다. 2년 전만해도 황 할머니는 인근 신흥동 다세대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그때는 밤에 화장실 가려면 전등을 못 찾아 벽을 더듬으며 걸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말했다. 거실에 할머니 움직임을 감지해 바닥을 밝혀주는 ‘동작 감지 센서등’이 있다.

 

황 할머니 집엔 노인을 배려한 장치가 곳곳에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옆벽에 설치된 안전손잡이가 눈에 들어왔다. 어르신들이 신발을 벗다가 균형을 잃을 것을 염려해 설치됐다. 현관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은 문턱 높이가 1.5㎝도 되지 않아 할머니가 넘어질 위험이 없었다. 키가 작거나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을 위해 화장실 세면대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했다. 샤워기와 양변기 옆엔 손으로 짚을 수 있는 안전 손잡이가 있다. 바닥은 미끄럽지 않은 특수 마감재를 썼다.

 

황 할머니는 “전에 살던 집과 비교할 수 없이 생활이 편리하다”며 “같이 사는 이웃 언니들과 ‘우리가 늙어서 큰 복이 있다. 꿈인가 생시인가’라고 서로 말한다”며 기뻐했다.

 

15일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공공실버아파트 복지관에서 할머니들이 치매방지용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사진 보건복지부]

 

황 할머니가 사는 곳은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위해 지어진 공공실버주택이다. 현재 위례공공실버주택엔 164세대가 입주해 있는데 90% 이상이 기초생활수급권자이면서 독거노인이다. 임대료는 수급권자 4만원 대, 비수급권자는 10만원대다.

 

같은 건물 1~2층은 성남위례종합사회복지관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노인들을 위해 낮에 물리치료실과 텃밭을 열고, 저녁에 노인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공용 주방을 개방한다. 석춘지 성남위례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어르신들을 건강 및 심리 상태에 따라 자립형, 반자립형, 의존형의 세 그룹으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자립형 어르신들에겐 복지시설 도우미 등으로 일하게 해 돈을 벌게 하고, 반자립형 어르신들에겐 텃밭을 가꾸는 원예치료, 의존형 어르신들에겐 건강을 수시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공공실버아파트 복지관에서 주민들이 전신안마기를 쓰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는 노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한다. 주성희 복지관 총괄과장은 “관공서·은행 고지서 등 어르신들이 받는 우편물 처리는 물론 병원 동행 서비스도 해드린다”며 “핸드폰 조작 및 전등 교환 등 어르신들이 불편해하시는 건 다 해드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복순 할머니(86)는 “복지관에서 매일 점심과 간식을 주는 데다 궁금한 일은 모두 도와줘 걱정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공공실버아파트에서 한 할아버지가 이곳에 배달된 중앙일보를 집어들고 있다.

 

신문을 통해 노인들의 생사 확인도 수시로 이뤄진다. 복지관에는 중앙일보가 무료로 배달되고 있다. 석 관장은 “거주하시는 어르신 2~3명이 신문을 직접 배달한다”며 “최근엔 집안에서 홀로 쓰러져 계신 어르신을 이분들이 발견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공공실버주택은 대다수의 독거 노인에겐 꿈 같은 이야기다. 성남 위례를 비롯한 22개 지역에 2300가구의 공공실버주택이 공급될 예정이지만 140만명이 넘는 독거노인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도 대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가 20일 발표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노인 커뮤니티케어) 기본계획’에서다. 복지부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2019~2022년까지 신규로 공급되는 노인 공공임대주택 약 4만 가구를 위례 공공실버주택처럼 노인 맞춤형 서비스가 지원되는 ‘케어안심주택’으로 짓기로 했다. 기존 영구 임대주택 14만가구도 사회·노인복지관, 종합재가센터, 주민건강센터 등을 갖추기로 했다. 2025년까지 노인들이 홀로 사는 주택 27만4000가구에 낙상 등 부상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도 설치한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3503동 공공실버아파트 주민 김복순, 이애순, 이복순 할머니(오른쪽부터)가 함께 모여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커뮤니티케어는 지금처럼 노인들이 복지시설·요양병원에 불필요하게 장기 입원하는 대신, 적절한 재가 보건·복지서비스로 살던 동네에서 지내게 하는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다. 커뮤니티케어의 핵심이 공공실버주택이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정책실장은 “장기 입원 중인 많은 노인이 퇴원을 못 하는 이유는 주거계획이 없기 때문”이라며 “공공실버주택을 지속 확대해 노인들이 안심하고 지낼 곳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케어 개요. [사진 보건복지부]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도 추진된다. 복지부는 의사·간호사의 방문의료 사업을 내년부터 시범 실시한다. 노인 집에 찾아가 생활습관·만성질환을 관리해 주는 방문건강서비스를 2025년까지 346만 세대(약 390만명)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전국의 보건소 기능을 전환해 2022년까지 모든 시·군·구(250개)에 방문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주민건강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인력도 충원한다. 커뮤니티케어 서비스를 담당할 전담인력을 2022년까지 15만5000명 확보할 계획이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인력이 참여할 계획이다. 장기요양보험으로 돌봄을 받는 노인의 비율도 지난해 전체노인의 8%(약 58만명)에서 2025년까지 11%(약 120만명)로 높이기로 했다.

 

계획은 내놨지만 실제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는 의문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는 기본계획 실현에 필요한 예산을 밝히지 않았다. 배병준 실장은 “현재 커뮤니티케어 기본계획은 관련 근거법이 없다"며 "통합사회보험기본법 등 관련법 제정 후 이에 근거한 종합계획이 수립돼야 정확한 재정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진료수가 문제도 해결할 과제다. 방문진료(왕진)과 방문간호 등은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 의사와 간호사들의 외면을 받았다. 복지부도 수가 인상을 고심 중이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추진팀장은 “현재 정부는 방문의료에 대한 적정한 수가가 어느 수준인지 의료계와 협의 중이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성공은 인프라 확충이 관건”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재원 규모와 전문인력 확보 방법을 세우지 않으면 정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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