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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픽 작성일 : 18-05-06 23:01

시급 5000원, '기묘한 봉사직' 배움터지킴이의 한숨
 글쓴이 : 我詩我
조회 : 13   추천 : 0  
 

시급 5000원, '기묘한 봉사직' 배움터지킴이의 한숨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이영민 기자, 김영상 기자] ['학교보안관' 월 140만원 vs '배움터지킴이' 월 80만원…"같은 일 하는데 처우 달라"]

대구 한 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맨 오른쪽)가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다./사진=뉴시스7년 전 중령으로 전역한 이모씨(67)는 서울 A 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하고 있다. 집에서 무료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 영광이자 행복이라고 이씨는 말한다.

하지만 처우를 생각하면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 하루 8시간 근무하는 데 일당은 4만원, 한 달에 80만원 수준이다. 방학 기간 등을 감안하면 1년에 880만원가량을 받는다.

이씨는 "한 달 활동비로 80만원이 나오는데 여기엔 식대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밥값에 교통비까지 떼면 실제로 받는 돈은 정말 적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보안관과 비슷한 일을 하는데 처우가 너무 다르다"며 "배움터지킴이가 봉사직이라고는 하지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 방배초에서 벌어진 대낮 인질극 사건 이후 학교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학교 보안을 담당하는 제도로는 '배움터지킴이'와 '학교 보안관'이 있다. 모두 외부인을 통제하고 등·하교 때 안전을 지도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배움터지킴이는 봉사직으로 운영되고, 학교 보안관은 근로계약을 맺는다. 여기에서 처우의 차이가 발생한다.

학교 보안관은 각 시·도청 소속으로 계약을 맺고 월급은 한 달에 140여만원(식대 포함)에 4대 보험을 지원받고 퇴직금도 나온다. 2018년 5월 기준 서울 국공립 초등학교에 1187명이 보안관으로 배치돼 있다.

반면 배움터지킴이는 봉사직으로 활동비를 지급 받는 개념이다. 관련 예산은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각 학교에서 집행한다. 활동비는 1년에 1인당 88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2018년 5월 기준 서울 국공립·사립 초등학교에서 활동하는 배움터지킴이는 915명이다.

퇴직 군인 출신인 또 다른 이모씨(67)는 2년째 서울 B 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근무 중이다. 이씨는 "시급으로 따지면 5000원 정도인데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활동비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잡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C 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박모씨(61)는 "짐을 옮기거나 건물 수리 등 학교 기사가 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한다"며 "괜히 거절해서 얼굴 붉히기 싫어 그냥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무원 출신인 박씨는 지난해 은퇴한 뒤 올해 1월부터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봉사직인데도 마치 근로자처럼 출퇴근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씨는 "학생들이 모두 하교하고 학교가 텅 비었어도 퇴근 시간을 지켜야 해서 퇴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B 초교 배움터지킴이 이씨도 "토요일에도 돌아가면서 근무해야 하지만 수당이 따로 나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B 초교는 배움터지킴이 두 명이 평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시(5시간30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7시간) 등 오전·오후로 나눠 근무한다. 평일 근무 시간을 기준시간인 8시간보다 줄인 만큼 토요일에 일한다.

사정이 이러니 배움터지킴이를 봉사직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배움터지킴이는 사실상 100% 봉사심보다는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해서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자원봉사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원봉사의 기본적 개념은 무급에 최소 필요 경비를 받는 정도인데, 자원봉사에 대한 수고비·활동비 개념으로 지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자원봉사자로 모호하게 이름을 만들어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배움터지킴이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처우 개선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인상 요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학교 보안관과 통합하는 방안 등을 시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 이영민 기자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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