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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역사 작성일 : 18-10-10 22:02

‘혼밥’이 편해요”…
 글쓴이 : 我詩我
조회 : 2   추천 : 0  
 

“점심시간 ‘혼밥’이 편해요”…도시락 싸는 직장인들

 

‘#도시락그램’ ‘#직장인도시락’

 

직장인 강지영 씨(31)는 평일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도시락 사진을 올린다. 

 

아보카도 샐러드부터 불고기 볶음밥까지 메뉴도 언제나 다르다. 

 

그는 SNS 팔로워들과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한다. 

 

강 씨는 “점심 값으로 1만 원 이상이 드는 것이 아까워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취미가 됐다”고 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개성있는 도시락 싸기’ 열풍이 불고 있다. 

 

다이어트나 식비 절감을 넘어 건강과 취미 생활의 일환이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뒤 직장인들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그간 한국 직장 사회에서 ‘도시락 족’의 식사 환경은 척박하기만 했다. 

 

이들이 주로 식사를 하는 곳은 구내식당이나 야외 벤치. 주변 사람들 시선에 움츠러들기도 한다. 먹을 곳이 마땅히 없어 사무실에 앉아 해결할 때도 적지 않다. 

 

직장 상사에게 ‘왜 유난 떠느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신유진 씨(30)는 “(직장인 사이에도) 식비를 아끼거나 다이어트를 이유로 도시락을 싼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며 “도시락을 싸가기 시작하니 동료들이 먼저 걱정부터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래도 ‘혼밥’이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루 8시간 이상 함께 보내는 조직에서 도피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2년차 직장인 김지민 씨(28)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 아무래도 업무, 상사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잠깐이라도 일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혼밥’을 택했다”고 말했다.

 

뭣보다 짬을 내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모 씨(32)는 “식당, 커피숍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합하면 1시간도 부족하다”며 “도시락을 먹으면 길어야 15분이다. 

 

나머지는 일찍 사무실에 돌아가 낮잠도 잘 수 있다”고 했다. 

 

한 취업정보업체가 최근 직장인 3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1%가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는다고 답했다. 

 

도시락을 싸오는 이유는 22%가 ‘점심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여기에 SNS는 도시락의 또 다른 ‘진화’를 이끌었다. 먹는 것 못지않게 잘 꾸미는 게 중요해졌다. 

 

기왕 공들인 거 SNS 팔로워나 회사 동료에게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 만족도도 높다. 

 

때문에 ‘도시락 족’에게 별, 원형 모양 틀 등이 최근 인기. 이영실 씨(29)는 “소시지 한 개라도 칼집을 내고 모양을 내야한다”며 “한 끼 식사에 사진을 20장 넘게 찍은 적도 있다”고 했다.

 

주 52시간 근로는 도시락에 공을 들일 시간적 여유까지 제공했다. 도시락 족들은 “저녁 시간에 숨통이 트이며 SNS에 올라온 다양한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영 씨(33)는 요즘 퇴근 뒤 항상 마트를 들려 다음날 점심재료를 산다. 그는 “야근이 줄어 저녁에 장을 보고 미리 재료를 손질한다. 회식도 줄다보니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도시락 SNS 스타’까지 생겼다. 

 

SNS에 꾸준히 올린 도시락 레시피 덕분에 유명 ‘인플루언서(Influencer)’와 비슷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 2월부터 자신의 도시락을 업로드한 양정미 씨(40)는 “초기엔 주부들의 ‘남편 도시락’ 관련 문의가 많았는데, 요즘은 직장인들의 레시피 요청이 늘어났다”고 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만들어 낸 직장인 신풍속도”라며 

 

“굳이 개인주의 잣대로 볼 게 아니라 자아실현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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