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3-01 10:44
“문송합니다”
 글쓴이 : 我詩我
조회 : 1,376   추천 : 0  
“문송합니다”
 
“이과 성님들, 저희가 문송합니다.”(이과 형님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대화란다. 대학 진학이 쉽지 않고 취업 시장에서 홀대받는 인문계의 비애를 자학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문과생을 깎아내리는 다른 표현으로는 ‘문레기 노답’도 있다. “문과쓰레기는 답이 없다”란 씁쓸한 의미다. 학생들끼리 킬킬거리며 하는 자기비하식 우스갯소리지만 그 안에는 취업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인문계 취업이 최악을 기록하면서 문과 경시 풍조가 커지고 있다. 이미 강남권 자사고는 이과 비중이 월등히 높다.
 
휘문고는 고3 문과와 이과반 비율이 4:10, 세화고는 4:8로 이과가 압도적이다. 송파구 정신여고는 여고 특성상 13개반 중 3반이 이과였는데 올해 고2부터 이과가 4반으로 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나타났던 것과 비교하면 대반전이다. 외환위기 때 연구개발(R&D) 인력이 대거 구조조정 칼날을 맞으면서 “내 자식은 절대 이공계에 보내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을 선호하면서 의대, 문과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20년 만에 물줄기가 바뀐 것은 그동안의 문과 편중이 해소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그러나 적성을 따지지 않고 취업에 유리한 이과로 몰려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과 기피, 이과 선호가 ‘시대적 흐름’이 된 것은 인문계의 극심한 취업난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인문·사회계열 졸업생 가운데 3명 중 1명은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이 70~80%를 이공계에서 뽑고, 현대자동차는 공채에서 인문계를 배제하는 등 인문계 채용을 확 줄인 탓이다. 명문대 간판도 스펙도 통하지 않는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뽑겠다는 기업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기업의 이런 인사 철학은 근시안적이다. 인문학은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이끌 상상력의 토양인 만큼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구글이 신입사원 중 50%를 인문학 전공자로 채우고, IBM이 인문학 전공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정부는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형 교육에 나서겠다지만 ‘문과라서 죄송한 현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
 
[심윤희 논설위원] 매일경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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